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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성장하면, 동시에 모순도 발생한다.
그리고 왜 도시의 가치가 상승하는 순간,
그 공간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밀려나게 될까?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변화의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자, 동시에 가장 구조적인 현상이다.
그것은 단순한 임대료 상승이 아니다.
핵심은,
→ 도시의 주체가 바뀌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 젠트리피케이션은 가격 상승이 아니라 “누가 그 공간을 점유할 수 있는가”를 다시 결정하는 구조다.
1. 젠트리피케이션은 왜 발생하는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어원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 단어는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가 처음 사용했다.
과거 영국 사회에서는 귀족(Aristocracy) 바로 아래 단계의 토지 소유 상류층을 ‘젠트리(Gentry, 신사 계급)’라고 불렀다.
루스 그래스는 런던의 전통적인 노동자 계급(저소득층) 주거지역이었던 ‘이즐링턴(Islington)’ 같은 곳에 젠트리, 즉 중상류층이 이주해 오면서 지역의 성격이 고급 주택가로 탈바꿈하고 기존 노동자층이 밀려나는 과정을 목격했다. 이를 “지역이 ‘젠트리’화 되었다”는 의미에서 ‘Gentrification’이라고 명명했다.
간략하게 말해서, 도시 재활성화 속에서 원주민 혹은 저소득층의 내몰림 현상을 말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출발점은 명확하다.
특정 지역의 가치가 상승하면 더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집단이 유입된다.
그 결과,
- 기존 주민
- 기존 상인
- 기존 창작자
는 점점 밀려난다.
→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가치 상승이 만든 공간 재편 과정이다.
핵심은 단순한 물리적 변화가 아니다.
진짜 변화는,
- 거주 계층
- 소비 계층
- 상권 구조
- 문화 코드
의 교체다.
2. 지대 격차는 젠트리피케이션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미국의 도시지리학자 닐 스미스(Neil Smith)는
1979년 그의 논문 “Toward a Theory of Gentrification: A Back to the City Movement by Capital, Not People”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의 핵심 원인을 지대 격차(Rent Gap)로 설명했다.
이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G = R_p – R_c]
- G = 지대 격차(Rent Gap)
- R_p = 잠재 지대(Potential Ground Rent)
- R_c = 현재 실제 지대(Capitalized Ground Rent)
→ 잠재 가치가 현재 가치보다 클수록 자본은 해당 지역으로 유입된다.
핵심은 이것이다.
→ 자본은 가장 낙후된 곳이 아니라 현재 가치와 잠재 가치의 격차가 가장 큰 곳을 선택한다.
그래서 젠트리피케이션은 주로,
- 도심 인접지
- 교통 접근성이 높은 지역
- 저평가된 상권
- 노후 저층 지역
에서 먼저 나타난다.
3. 젠트리피케이션은 “전출” 구조를 만든다
젠트리피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떠나는가다.
대표적으로 전출(displacement)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1) 직접적 전출(Direct Displacement)
- 임대료 상승
- 계약 종료
- 재개발
- 강제 철거
등으로 인해 기존 주민과 상인이 물리적으로 밀려나는 경우다.
2) 간접적 전출(Indirect Displacement)
건물은 그대로 남아 있어도,
- 상권 구조 변화
- 생활비 상승
- 문화 코드 변화
- 커뮤니티 붕괴
등으로 인해 기존 주민이 스스로 떠나는 경우다.
미국의 도시사회학자 샤론 주킨(Sharon Zukin)은
그의 대표 저서 Naked City: The Death and Life of Authentic Urban Places (2010)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의 “진정성(authenticity)”을 소비하고 소멸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 공간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살 수 없는 환경”이 된다.
4. 젠트리피케이션은 일정한 단계를 가진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대체로 반복되는 구조를 가진다.
1단계
저렴한 임대료를 가진 지역 형성
2단계
예술가, 창작자, 청년층 유입
3단계
카페, 문화 공간, 소규모 상권 형성
4단계
SNS, 미디어 노출 증가
5단계
프랜차이즈, 투자 자본 유입
6단계
임대료 상승과 기존 주체의 이탈
→ 문화는 시작이고, 자본이 완성한다.
초기의 창작자와 소규모 상권이 지역의 매력을 만들지만,
결국 자본은 그 매력을 상품화하고 새로운 소비 구조로 전환시킨다.
5. 글로벌 도시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젠트리피케이션은 글로벌 도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대표 사례는 다음과 같다.
1) 뉴욕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공업 지역에서,
- 예술가 유입
- 문화 상권 형성
- 고급 주거지 전환
과정을 거쳤다.
2) 런던 쇼디치(Shoreditch)
창작 산업과 스타트업 중심 지역에서 글로벌 자본과 IT 기업이 유입되며 급격히 상업화되었다.
3) 바르셀로나와 베네치아
관광 산업이 확대되면서,
- 주거 공간
- 장기 거주 공간
이 숙박 시설로 전환되었다.
→ 관광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관광 기반 젠트리피케이션(Tourism Gentrific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6. 한국은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이 빠르다
한국의 젠트리피케이션은 특히 상권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대표 사례,
- 경리단길
- 연남동
- 성수동
- 익선동
- 을지로
등이다.
이 지역들은,
- 저렴한 임대료
- 독특한 분위기
- 창작자와 소규모 상권
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후,
- 프랜차이즈
- 대형 브랜드
- 복합 상업시설
이 유입되면서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 한국은 주거보다 상권 중심 젠트리피케이션이 더 빠르게 나타난다.
7. 최근에는 기후도 새로운 변수다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젠트리피케이션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 개념이 기후 젠트리피케이션(Climate Gentrification)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 침수 위험
- 폭염
- 해수면 상승
위험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의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대표 사례는 미국 마이애미(Miami)다.
과거 저평가되던 고지대 지역이 기후 안전 지역(climate haven)으로 주목받으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 기후는 새로운 입지 프리미엄을 만들고 있다.
8. 젠트리피케이션은 결국 토지 소유 구조의 문제다
젠트리피케이션의 본질은,
- 자본의 이동
- 제도의 허용
- 토지 가치 상승
의 결합이다.
결국 핵심은 토지 소유 구조다.
대표적으로 최근에는,
- 공공 토지 신탁(Community Land Trust, CLT)
- 공공 임대 상가
- 사회주택
- 상생 협약
등이 대안으로 논의된다.
특히 공공 토지 신탁(Community Land Trust)은
토지는 공동체가 소유하고 건물만 거래하는 구조를 통해 지대 상승 이익을 공동체가 공유하도록 설계한다.
→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결국 토지 가치 상승 이익을 누가 가져가는가의 문제다.
9.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의 변화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은 디지털 플랫폼과도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 SNS 기반 상권 노출
- 플랫폼 리뷰
- 관광 플랫폼
- 단기 임대 플랫폼
은 특정 지역의 인기를 빠르게 확산시킨다.
그 결과,
- 자본 유입 속도
- 임대료 상승 속도
- 상권 교체 속도
역시 과거보다 훨씬 빨라지고 있다.
→ 디지털 플랫폼은 젠트리피케이션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도시 정책에서는,
- 상권 보호
- 공공 공간 확보
- 장기 임대 안정성
- 지역 정체성 유지
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다루기 시작하고 있다.
도시의 주인은 바뀐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그 결과다.
→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가치 상승과 함께 발생하는 구조적 현상이다.
→ 핵심은 가격 상승이 아니라 공간의 주체 교체다.
→ 자본은 가장 낙후된 곳이 아니라 지대 격차가 큰 곳을 선택한다.
→ 한국은 상권 중심 젠트리피케이션이 빠르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은 토지 가치 상승 이익을 누가 가져가는가의 문제다.
→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의 가치 상승이 만든 구조이며, 그 과정에서 도시의 주인은 바뀐다.
– Dr.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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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 Glass, R. (1964). London: Aspects of change. MacGibbon & Kee.
- Harvey, D. (1985). The urbanization of capital.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 OECD. (2023). OECD urban development outlook. OECD Publishing.
- Smith, N. (1979). Toward a theory of gentrification: A back to the city movement by capital, not people.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45(4), 538-548.
- Smith, N. (1996). The new urban frontier: Gentrification and the revanchist city. Routledge.
- UN-Habitat. (2024). World cities report 2024. UN-Habitat.
- Zukin, S. (2010). Naked city: The death and life of authentic urban places. Oxford University Press.